사무엘상 20:1-16

자신을 죽이려는 사울왕의 의중을 발견한 다윗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의 친구인 요나단 왕자를 찾아가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목숨을 구걸하는 다윗을 앞에 두고 요나단은 오히려 다윗에게 자신과 자신의 집안에 네 인자를 베풀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다윗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요나단의 대답은 참으로 원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나단의 대답은 중요한 신앙고백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주로 ‘대세의 흐름’이 어떤 가를 따라서 모든 상황을 바라보고 이해합니다. 힘과 권력이 어디에 있느냐를 따져보고 그것을 따라 움직입니다. 그래야 자신이 피해를 입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나단은 대세가 아닌 하나님의 시선의 흐름을 따라 세상을 보고 있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사울왕의 편이 된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이 다윗의 편에 서면 결국 최후의 승리자는 다윗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안 것입니다. 어떤 방해와 장애물이 있더라도 결국에는 다윗이 왕이 되는 것이 절대 변할 수 없는 최후의 결론임을 믿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자신이 죽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 요나단은 오히려 하나님의 계획이 실현될 시점이 점점 가까워 지고 있음을 느낀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다윗은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요나단을 찾아가서 이런 부탁을 하려고 한 것일까요?

죽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골리앗을 대적할 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말은 나는 절대로 죽지 않을 것을 믿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말은 나는 이 일을 하다가 죽을 수 있어! 그러나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알면서도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 죽음과 고통을 억울하게 여기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다윗에게는 살아야 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자신은 하나님에 의해 다음 이스라엘의 왕으로 선택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내가 살아남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이루는 것이며 자신의 이런 행동은 내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는 거룩한 행동이라는 믿음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소위 하나님께 특별한 약속을 받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빈번하게 저지르는 죄악 된 행동입니다. 자손의 약속을 받았던 아브라함이 이스마엘을 낳을 때 그랬고, 어머니 배속에서부터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리라는 예언을 받았던 야곱이 아버지와 형을 속일 때 그랬으며, 형제들 앞에서 자신의 꿈 자랑을 하며 형제들의 잘못을 아버지께 고할 때 그랬고, 사울이 자신의 왕위를 붙잡으려고 할 때 그랬습니다. 하나님의 계획과 뜻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자신의 지위만을 고려하고 생각했지 하나님께서 인도해가시는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신뢰하지 못하는 자들의 모습입니다.

반면에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다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요나단은 어떻게 반응을 합니까? ”...여호와께서 다윗의 대적들을 치실찌어다”(16절).

지금 자신을 찾아와서 보호를 청하는 다윗의 가장 명백한 대적은 바로 자신의 아버지인 사울왕입니다. 그러니 그의 말대로 만약 하나님께서 다윗의 대적을 치신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의 아버지를 친다는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들인 자신에게로 돌아올 것이 명확했습니다. 요나단은 이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다윗의 대적을 하나님께서 치시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철저하게 자기 중심적인 가치관에서 벗어나 오직 하나님의 뜻에 만 관심이 있을 때 가능한 고백입니다. 이것이 신앙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사람이란 뛰어난 업적을 남기고 목숨을 내어놓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과 처지 속에서도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여호와의 대적을 대적하는 자입니다. 내 삶에 분명 손해가 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싫다고 멀리하라고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들을 나 역시 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있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서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